서문다섯번째 시집을 엮으며
네번째 시집 『잔디 깍는 남자』>이어
다섯번째 시집 『떨어지는 풍경』을 엮게 되었습니다
시 쓰기에서 게으름을 벗어나게 한 건
동두천시청 홈페이지 '정보 칼럼방'
때문이란 걸 고백합니다
삶을 글로 환치하ㅏ며 써내려 가는 가운데
계기와 자극은 꾸준하게 달려와
나를 깨어나게 했습니다
살면서 얽힌 이야기가 풀려가며
사소한 경험도 특별한 추억이 된 송이송이는
여전히 부끄럽지만 나의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송이들을 소중히 거두어
또 한 권의 시집에 담아 상재합니다
최수경
풀잎의 밤
허름한 골목길 담벼락에 기대어
너는 야무지게 살았구나
때로 잠잘 때만큼은
산소 그윽한 숲속에서
잠들고 싶다는 하소연도 했겠지
번갈아 불러주는
풀벌레의 자장가를 들으며
포근하게 잠들다가
가랑잎에 포개져
설령 바스러진다 해도
어찌 보리바람의 숨결을 잊겠는가
풀잎의 밤은
달빛이고 별빛이라서
그렇게 새벽이슬을 머금고
온통 초록인데
사람들의 무덤덤한 발끝에
힘없이 눕는다 해도
다시 꿈을 펴는 풀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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