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요낭독공감”

⊙ 행사 제목 : 고요 속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 행사 특징 : 시월, 두 손을 모아 쥐는 촉감으로

일시 : 2015년 10월 28일 오후 7시

장소 : 영등포 교보문고 (타임스퀘어 내)

⊙ 시인 낭송 :  

이혜미 시인 『 바난(Banan)』

김다온시인 『몽유 방』

박성준 시인 『 소문』

김경성 『 젖꽃판이 꽃이었다』

황종권 시인 『 잉어의 시간』

⊙ 독자 낭송 :

김종남님『소시장에서-박이도』

홍석호님『사평역에서-곽재구 』

신새벽님『소금사막-신현락』

윤태란님 『 사랑하는 까닭-한용운 』

백종분님『우화의 강-마종기』

이현진님『길-김기림 』

박순희님『 그대-정두리』

⊙ 진행 : 이애진 시인

⊙ 행사 취지 :

사람이 깃드는 밤은 온다

수심으로 어쩌지 못하는 숫자가 온다

나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양의 귀를 붉혔을까

움켜쥔 손 사이로 새어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검게 삭아드는 손가락을 하나하나 떼어내면 사람을 심어둔 화분에서도 작고 무른 뼈가 돋는가 입가에 묻은 헛것들을 닦아내자 사라진 과육 속으로 떠오르는 이 유순한 악수의 감각

가슴에 얼굴을 묻고 날이 밝도록 한잠 들었던 하현달의 자국 선명한 젖꽃판

이 꽃이었다 꽃이 피어 있었다

단풍잎 같은 몇 입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고요를 잡고 늘어지는 버드나무의 시간

발자국을 물고 온 새들이

가지마다 꾹꾹댄다

시월은 큰바람의 달, 잎이 떨어지는 달, 양식을 갈무리하는 달입니다.

시월, 긴 여름을 지나 이제 숙성의 시간으로 가고 있습니다.

시인과 독자가 공감을 나누며 무르익어가는 것들 속에서 우리도 이제 고요하게 자신을 들여다봐야 할 시간입니다.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 시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