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뭐꼬?

화두를 들고 월정사 선방에 앉았다

두드러기처럼 일어나는 망상에 화두는 달아나고

날숨과 들숨이 고르지 못해 가슴이 답답했다

전나무숲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것 같았다

선방을 나와 숲으로 들어갔더니

나무들도 모두 참선 중,

호흡에 집중하고 있었다

말석에 가만히 앉아서

나무가 내쉬는 숨을 받아 깊이 마시고

내 숨을 천천히 내주었다

나무와 리듬을 맞추니 화두가 저절로 잡혔다

그 자리에서

500년을 수행한 전나무 방장이 내게 물었다

니-뭐-꼬?

나-무-요!

―이용하 「니뭐꼬?」 전문

상상박람회, 예술체험과 정신의 도약

충전과 상승, 귀중한 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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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하 시인의 첫시집 『너는 누구냐』는 신진시인의 첫시집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고 독자적인 시세계의 특장이 주목을 요하고 있어 경이롭기 그지없다. 상상력의 예술체험만으로 얼마든지 놀랍고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또하나의 귀중한 전범이라 하겠다. 나아가 이런 류의 작품이 빠지기 쉬운 기교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문사철의 폭넓고 깊이 있는 토양에 굳게 자리잡아 발전하리라 전망할 만큼 식재된 정신의 묘목이 튼튼한 뿌리와 무성한 가지며 잎이 늠름해서 흐뭇하기 그지없다. 앞으로도 상상박람회라 할 만큼 다양한 상상력의 충전과 상승의 기세를 발전시킴은 물론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새로운 정신의 도약으로 가득찬 작품들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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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천(시인, 문학아카데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