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 시집 『 푸른 동굴에 가고 싶어요』

 저자 소개

1997년 문학과 의식 등단.

시집 『양파의 날개』 『낙타뼈에 뜬 달』 『전어비늘 속의 잠』

『호랑가시나무는 모항에서 새끼를 친다』 외

서울 시인상, 한국 시인상 수상, 황조근정훈장 외

광주교육대학교와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교육심리전공)

고봉초교장, 진영초교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이사.

시와산문문학회장, 공간시낭독회장 역임. 광화문시 동인, 이시동인 

사방이 캄캄합니다 무릎 꿇지 않은 풍경으로 앉아서 캄캄한 물의 끈을 잡아당깁니다

 그 끈을 잡고 부드러운 살 속에 들어와 빈 몸이 됩니다 풀기 빳빳한 겉옷 던지고 웅크리고

 앉았던 분홍의 태반 그리워 더 가까이 다가가면 그 미끄러운 살의 집이 새처럼 지저귀기도

하고 바람처럼 들판을 가로지르기도 하고 안팎으로 바뀌면서 울기 시작하더니 말씀의

 몸에 빛을 낳습니다 깨끗한 물의 문을 통하여 부드러운 그러나 단단한 빛이 섭니다 모든

 태어나는 것을 위하여 그리고 모든 포개어지는 것들을 위하여 천 개의 태반을 위하여

―「물의 문/감실龕室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