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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08.12.12]詩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사랑.그리움 절절히 노래/한국경제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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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17-12-27
조회수 442
시인 460명 시선집 '사철 푸른 어머니의 텃밭' 출간
詩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사랑.그리움 절절히 노래

'엄마는 세파에 떠내려가면서/ 젖을 먹이고 있다/ 고통에 담금질한 사랑만이/ 가족을 지켜냄을 알고 있다/ 슬픔의 힘을 또한 알고 있다/ 아빠가 어두운 부엌에 내려놓는/ 식량은 축제의 풍악으로 울린다/ 자나깨나/ 손에 손을 맞잡고 가족이 추는 원무는/ 세상을 떠받치는 고리가 된다/ 그들이 나날이 먹고 마시는 일은/ 하느님에 대한 절실한 기도이며/ 세상의 축제에 대한 봉헌이다. '(고창수 <가족> 중)

경기 침체로 마음이 바짝 움츠러들면서 가족 사이에 흐르는 살뜰한 정이 더욱 아쉬워지는 요즘,'가족'을 주제로 시인 460명이 쓴 시를 묶어낸 시선집 <사철 푸른 어머니의 텃밭> (황금알)이 출간됐다. 시인들은 시를 통해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애정을 절절하게 혹은 다정하게 노래했다.

많은 시인들이 자식을 위해 정성을 다한 부모를 그리워하고 감사하는 시를 실었다. 오세영 시인은 어머니를 하얀 목련꽃,연분홍 봉선화꽃,노오란 국화꽃에 비유하며 '그녀의 육신을 묻고 돌아선/ 나의 스물아홉 살/ 어머니는 이제 별이고 바람이셨다/ 내 이마에 잔잔히 흐르는/ 흰 구름이셨다'(<어머니> 중)라고 고백했다. 문현미 시인은 <아버지의 향기>에서 '이승에서 마지막 행렬이 고향집 뒷담길을 지나갈 때 마른 들깻단에서 아버지의 헛기침소리가 들려오자 어느 새 사십여 년의 오래된 미래가 슬픔의 울타리를 치며 목덜미까지 차올랐다'고 노래했다.

인생의 동반자를 향한 애틋함을 털어놓은 시들도 눈에 띈다. 박정진 시인은 '서로 아무것도 모르고 만나서/ 물고 빨고 10년/ 으르렁대기 10년/ 사는 것이 싸우는 것인지/ 싸우는 것이 사는 것인지/ 10년,또 10년 넘으니 뒤섞여 누가 누군지 모르겠네/ 거울을 보며 서로/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자기라고 우기네'(<부부> 중)라며 부부의 깊은 인연을 읊었다.

김종길 시인은 <가랑잎>에서 '자식들 모두/ 짝지워 떠나 보내고/ 기러기 떼처럼 떠나 보내고// 구만리 장천/ 구름 엷게 비낀/ 늦가을 해질 무렵// 빈 뜰에/ 쌓이는 가랑잎을/ 늙은 아내와 함께 줍는다'면서 인생의 황혼을 함께하는 아내의 의미를 되새겼다.

문인수 시인은 <저녁이면 가끔>에서 아내와 사별하고 딸아이 둘을 키우는 남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생이 참 새삼 구석구석 확실하게 만져질 때가 있다/ 거구를 망라한 힘찬 맨손체조 같은 것/ 근육질의 윤곽이 해 지고 나서 가장 뚜렷하게 거뭇거뭇 불거지는/ 저녁 산,집으로 돌아가는 사내의 어깨며 등줄기가/ 골목 어귀를 꽉 채우며 깜깜하다. '핵가족 시대의 싸늘함을 '어쩌다가 식구는 없어지고 가족만 있게 되었다/ …(중략) 며칠에 얼굴 한두 번 마주치게 될까 말까/ 제 방에서 저 좋을대로 홀로 자고 깨고 입고 먹으며/ 프라이버시 앞에서 서먹해진 혈육들이/ 한 지붕 아래 한 가구라고 가족이란다'고 간파한 유안진 시인의 <가족 아닌 식구이다> 등도 수록됐다.

오탁번 한국시인협회 회장은 "부모,형제,자매의 사랑과 믿음의 높낮이에서 국가의 신뢰도가 정해지고 국민의 행복지수가 결정된다"면서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를 영원한 시의 소재로 삼아 노래하는 시인들이 앞장서서 '가족'의 소중한 미덕을 되살려 나가야 한다"고 출간 의의를 밝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