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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맛과 멋

제목 철길 - 전윤호
작성일자 2018-11-12
조회수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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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전윤호

 

오래된 신작로는 너무 돌아서

지름길은 철길이었다

석탄 실어 나르려고

태백산맥 한가운데를 뚫은 길

 

주민들은 기차 시간을 외우고

외줄기 철다리와

불도 안 켜진 굴속을 걸어 다녔다

 

아이들도 책가방 메고

시퍼런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세상의 험난함을 배운 길

 

네가 멀미로 버스에서 내려

연두 치마 펄럭이며 사라지던

그 창백한 터널

 

끝이 보이지 않던 강철의 길

등 뒤에서 고함을 지르며

검은 기차가 쫓아오는

그 길을 아직도 걷고 있다

 

강원도 정선이 고향인 전윤호 시인의 철길에는 성장사와 생활상이 담겨있다.

석탄 실어 나르려고” “태백산맥 한가운데를 뚫은철길은 탄광으로 이어진다.

과거에 석탄생산량이 많은 정선이었으나 채산성 악화로 폐광이 된지 오래다.

세상의 험난함을 배운 길이라는 표현에서 광부와 그의 가족들의 삶의 터전에 얽힌 애환이 나타난다.

탄광의 검은색과 싱그러운 연두 치마는 대비가 되고 펄럭이며 사라지던”은 추억을 뒤로하는 모습이다.

마음으로 검은 기차가 쫓아오그 길을 아직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시간을 달리하여 살고 있지만 내면의식에는 그때 그 시절이 생생하다.

(박수빈)